미국 봅슬레이 대표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던 아자 에반스(미국)가 대표팀 의료진에게 오랜 기간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1일(현지시간) 에반스가 대표팀의 척추 지압사였던 조나단 윌헬름으로부터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간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에반스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서 미국에 동메달을 선사한 메달 리스트다.
ESPN에 따르면 에반스는 2012년 윌헬름이 치료 과정에서 사생활을 묻는 등 부절적한 대화를 시도했고, 자신의 생식기 주변도 만졌다고 주장했다.
에반스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 성명서를 통해 "윌헬름에게 당한 반복적인 성추행과 성폭행으로 인해 육체적, 정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이로 인해 불안감이 증폭됐고 봅슬레이에 대한 사랑도 잃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치료를 핑계로 자신의 전라를 비디오로 녹화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에반스는 ESPN을 통해 윌헬름의 행동을 미국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USABS)에 보고했다고 전하면서 "대표팀 코치들과 다른 의료진에게 털어놨지만 무시당했다"고 설명했다.
윌헬름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낀 에반스는 결국 2016년 동료들과 사비를 털어 개인 의료진을 고용해 대회를 치르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고도 토로했다.
윌헬름은 에반스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윌헬름의 법률 대리인은 성명서를 내고 "윌헬름 박사는 성적으로 학대하는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라면서 "근거 없는 주장을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 윌헬름 박사가 그동안 쌓아온 직업적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