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학부모 갑질에 맞서는 소시민, 통쾌한 응징 속 강렬한 쾌감과 재미
코믹·액션·감정 열연 다 되는 신혜선+절대 악 그 자체가 된 이준영, 소름돋는 열연
최근 큰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학교 폭력, 교권 하락, 학부모 갑질에 맞서는 통쾌한 액션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처럼 "마이 히어로"라고 부를 수 있는 '용감한 시민'이 나타나 답답하고 참담한 현실을 타파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잘 짜여진 코믹과 액션은 물론이고 뭉클한 감동과 짜릿한 전율까지 선사하는 '용감한 시민'이다.
1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진표 감독, 배우 신혜선, 이준영이 참석했다.
'용감한 시민'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 분)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이준영 분)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다.
네이버웹툰 평점 9.8점을 받은 인기 웹툰 원작의 영화 '용감한 시민'은 '오늘의 연애', '내 사랑 내 곁에', '그놈 목소리' 등 로맨스부터 스릴러까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남다른 통찰력으로 표현하며 폭넓은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진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범죄도시'시리즈, '헌트' 등 짜임새 있는 액션을 책임졌던 허명행 무술감독과 '독전', '암살' 등 영화 음악계의 히트메이커 달파란 음악 감독까지 합류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혜선은 능청스러운 연기와 강도 높은 액션을 넘나들며 극을 완벽하게 이끈다. 액션 연기가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타격감, 쾌감 넘치는 액션이 일품이며 후반 감정 열연까지 돋보인다. 이준영은 '잘생긴 쓰레기'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을 정도로 소름끼치는 빌런을 완벽하게 소화해 또 한번 '역시 이준영'이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마치 돌아버린 것 같은 눈빛과 비릿한 웃음, 무자비한 폭행 등 절대 악 그 자체가 되어버린 이준영이 있어 후반 통쾌함이 더욱 배가된다. 여기에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까지 합세해 몰입감 넘치는 연기 대결을 보여준다.
이날 박진표 감독은 "웹툰 원작을 시나리오로 옮길 때인 2년, 2년 반 전에는 '센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굉장히 오래 전부터 나온 문제다. 우리는 다 알고 있지만 모른 척했을 뿐이고, 이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해 심각하게 느껴지고 있다"라고 학교 폭력, 교권 하락, 학부모 갑질 등의 소재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현실에서의 수위에 비하면 어떤 분들은 영화가 약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것 같다"라며 "지독한 현실에서 일어나는 학폭은 좀 더 지능화가 되고, 극악 범죄에 속하는 행위들이 있다. 하지만 한수강 무리의 폭력은 '때린다, 괴롭힌다, 셔틀시킨다' 등의 단순한 행위에 집중했다. 현실을 다 보여주려 했다면 범죄영화가 됐을 것 같다"라고 일부러 악행을 단순화시켰다고 밝혔다.
또 그는 "후반부 보면 그동안 방관했던, 외면했던 인물들이 한명 한명 고양이 가면을 쓰고 같이 응원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외침이 합쳐져서 큰 함성이 되는 과정이 저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생각한다"라며 "사람들이 방관, 외면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현실이 두렵고 무서워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건데 방관이라고 표현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우리 안에 숨어 살고 있는 용기를 꺼내볼 수 있으면 좋겠고, 저부터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용감한 시민'의 백미는 고양이 가면을 쓴 소시민이 절대 악 한수강과 맞서 보여주는 통쾌한 액션이다. 이에 신혜선은 처음으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액션이 힘들었다"라고 운을 뗀 신혜선은 "역할 자체가 싸움을 굉장히 잘해야 했다"라며 "스턴트 언니가 저와 체형이 비슷한데 몸짓 연구도 많이 하셨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 나오는지 자세도 고쳐주고 잡아줘서 감사하게 잘 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신혜선은 "이준영이 대단하다 싶었고, 지금까지 액션을 훌륭하게 한 배우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라며 "제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액션은 타고 나야 하는 것도 있더라. 그래서 촬영할 땐 다시 액션을 하라고 하면 다신 안하겠다고 장난스럽게 얘기하기도 했다"라고 액션 도전을 통해 깨달은 바를 밝혔다.
이어 "액션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라며 "나이가 더 먹기 전에 한번 더 해보고 싶고,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고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신혜선과 액션 스쿨에서 6개월 정도 연습했다는 이준영은 "혜선 배우를 보면서 놀라웠다. 점점 실력이 늘고 부족한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끈기와 열정을 보고 걱정을 아예 안 했다"라며 "혜선 배우 본인은 '너무 못해서 어떡하지?' 걱정을 하더라. 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혜선 배우 외에 아무도 의심하고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칭찬했다.
또 그는 "그만큼 합이 좋았다"라며 "10점 만점에 9.9점이다. 0.1점은 실제로 제가 맞아서 빼도록 하겠다"라고 해 웃음을 더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 '마스크걸'에서 살벌한 악역 연기로 주목 받았던 이준영은 "'잘생긴 쓰레기' 역할을 잘 소화했다"라는 반응에 웃더니 "이번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라며 "일차원적으로 봤을 때 한수광이 워낙 악하기 때문에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한수광에겐 조금의 시간도 없다. 서사도 없고 설명하는 시간이 없는 캐릭터가 처음이기도 했다"라며 "그래서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고, 캐릭터보다는 작품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조금 더 집중있게 봤다.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 이번 악역을 만나게 됐다"라고 전했다.
또 "감독님이 늘 숙제를 내주셨다. '나쁜 눈 뜨기', 그리고 '넌 악마야' 세뇌시켰다. 감독님, 혜선 배우 덕분에 '나는 악마'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악역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그는 "악역만 하는 건 아니다"라며 "여러가지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여러 캐릭터를 도전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박진표 감독은 이런 이준영에 대해 "악역이라서 캐스팅을 한 것은 아니고 이준영이 시나리오를 보고 진정성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했다"라며 "제가 본 이준영의 눈은 매서운데 어떨 때는 선하고 어떨 때는 멍하다. 여러 좋은 눈을 가진 배우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캐스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흔히 '폼 미쳤다'라고 하는데, '악역 폼'이 미친 것 같다"라고 이준영을 칭찬했다. 이 말을 들은 이준영은 깜짝 놀랐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제 눈이 좀 무섭게 생겼나보다"라고 전한 이준영은 "악역을 할 때마다 눈이 좀 매섭다고 하는데 그게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그런 이미지를 깨나가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부담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액션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몸을 쓰는 걸 좋아한다"라며 "6개월 동안 연습하며 다치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덜 다치겠구나'라며 요령을 알아갔다"라며 "또 액션 잘하는 걸 배우려 움직였다. 결과가 잘 나오고 움직임이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신혜선은 "이 영화로 거창한 메시지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오락 영화로서 통쾌함을 드리고 싶었다"라며 "우리는 살면서 비겁할 때가 있고, 용기 있게 나서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저는 어렸을 때 '내가 힘이 엄청 세고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는 건 우리 안의 판타지를 대리만족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 '용감한 시민'이 우리 안에 있는 용감한 판타지를 대리 경험, 대리 만족하게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용감한 시민'은 오는 10월 25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