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뜨겁고 강렬한 울림을 안긴다. '명량', '한산'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을 완성한 '노량' 속 이순신 장군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으로서 가지는 고뇌까지 담아내며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100분에 달하는 해전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더 커진 스케일과 사운드까지,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노량'이다.
12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한민 감독,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문정희가 참석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그리고 문정희가 출연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여진구와 이제훈이 특별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1,761만명이라는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 2022년 여름 최고 흥행작이자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기록한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작품이다.
김한민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를 통해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며 종전을 알린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음력 1598년 11월 19일)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왜와의 전쟁을 끝내려는 이순신 장군의 해상전술과 조선, 왜, 명 3국이 모두 등장해 더욱 치열해진 전투로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은 김윤석은 현명한 리더십을 지닌 장군 이순신, 기나긴 전쟁의 끝을 앞두고 고뇌에 잠긴 인간 이순신의 면면을 드러내며 깊은 여운을 안긴다.
이날 이순신 장군의 10년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 김한민 감독은 "굉장히 치열한 난전이었다. 이 해전을 과연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런 용기 없음이 있을 때가 있었다"라며 "단순히 스케일 큰 전쟁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장의 중심에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있었고, 이순신 장군은 해상 전투신에서 과연 어땠을까. 그것을 따라가고 싶은 생각이 매우 강했다"라며 "해전이 100분이고, 롱테이크를 가지고 가야 난전, 아우성, 아비규환 속에 있는 이순신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해전 장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던 바를 언급했다.
이순신 역을 맡은 김윤석은 "부담스럽고 영광스러운 역할"이라며 "세 작품 중 한 작품을 하게 된다면 '노량'을 하고 싶었다. 7년 전쟁의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7년 전쟁의 끝이 아니라, 어떻게 올바르게 전쟁을 끝맺고 어떤 영향력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이 땅을 다시는 넘볼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걸 많이 생각하셨다"라며 "'노량'에서 제일 힘든 것이 그 생각이다. 얼마나 설득력 있게 대사로 만들어내느냐가 힘들었고, 감독님과 제일 대화를 많이 나눴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속내는 가늠할 수 없고 신념에 찬 단호함이 있다. 믿고 따르고 싶고 더 외로워진 이순신 장군님을 표현해달라는 주문을 해주셨다"라며 "이 전쟁을 그만하자고 할 때 그의 생각은 무엇일지가 힘들었지만 제일 벅찬 순간이었다"라고 고백했다.
명나라, 조선군사, 왜병을 따라가다가 이순신을 비추고, 이후 안성기, 공명 등 조선의 세 장수를 목격하게 되는 원테이크 촬영을 떠올린 그는 "떠오르는 해를 봤고 돌아가신 장군 세 분이 나타나서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찍으면서 어떤 감정이었을지를 느끼며 뱉어내자고 했다.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했다.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냈는데 모든 분들에게 도움을 받고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중국어 연기를 해야 했던 허준호와 정재영은 촬영 하는 내내 대사 연습을 한다고 고생을 했다고. 허준호는 "정재영과 저는 작품을 많이 해서 굉장히 친하다. 사적으로도 사담을 나누는 사이인데 촬영장에서 저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라며 "정재영이 대사를 외운다고 식사하는 시간 외에는 저와 같이 하지 않았다. 치열하게 대사 연습을 했다. 저도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고 대사 공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왜군 역할의 백윤식, 이규형, 이무생, 박명훈도 마찬가지. 제작사에서 정해준 일본어 선생님이 4명이나 됐다고 밝힌 이규형은 "줌으로 일주일에 3, 4번씩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잘한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감회가 새롭다"라고 고백했다.
'노량'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쟁을 그리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이 전쟁 속에 눈을 감는 장면도 등장한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어떻게 그릴까 하는 마음에 김윤석 배우와 여러 얘기를 나눴다"라며 "솔직하게, 진실되게 담아보자고 했다. 담백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싸움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그렇게 표현이 되는 것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상황적인 개연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저는 그 장면만 보면 왜 그렇게 슬픈지 계속 운다. 유언 속에 제가 담고자 했던 '노량'의 정수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 '노량'에는 거북선도 볼 수 있다. 김한민 감독은 "거북선은 기록에 나와있지 않지만, 후대로 갈수록 거북선이 많이 만들어진다. 재건된 건 확실하다"라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조선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고 큰 의지가 됐을거라 생각했다. 그런 지점을 가지고 거북선을 참전시키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장에서 작업하는데 엄청난 배우들이 감독 이야기를 많이 경청해줬다. 책임감을 느끼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대화를 나눴다. 배우들 덕분에 깊이 있고 섬세한 지점이 가능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무생은 "스케일, 음향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귀한 시간 내 극장에서 보면 '잘 왔구나',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제대로 느낄 수 있구나' 느끼실 것 같다", 최덕문은 "감동이 크다", 안보현은 "웅장함과 찡함을 같이 느끼셨으면 한다"라고 극장 관람을 추천했다.
김한민 감독은 "딱 10년이 됐다. 성실하게 만들었다"라며 "한국 영화 부흥과 함께 공감하는 장을 찾게 되고, 우리 스스로 강한 위로와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12월 2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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