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컵' 내로라 하는 실력파 래퍼들이 모두 모여 '유튜브 힙합 예능'을 선보인다.
4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유튜브 힙합 서바이벌 '랩컵'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MC 조병규, 래퍼 양동근 행주 조광일 쿤타 던밀스 로스가 참석했다.
이날 행주는 "'랩컵'은 말 그대로 '랩 컴피티션' 프로그램이자 월드컵 룰을 베이스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보는 분들이 쉽게 룰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배틀 하는 데 있어서 단순하지만 치열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 펼칠 수 있는 배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랩컵'은 최종 우승상금 1억 원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랩 배틀로, 전체적으로 월드컵의 운영방식을 따라 진행된다. 1차 영상 심사 과정을 통해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선발됐고, 지난달 22일 32강 녹화가 진행됐다.
조병규의 진행 아래 래퍼 조광일, 행주, 쿤타, 던밀스, 산이, 쿤디판다 등 국내 내로라하는 실력파 래퍼들이 플레이어들을 이끌 감독으로 활약한다.
던밀스는 "대한민국에 훌륭한 신인 래퍼가 많은데, 이들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랩컵'이 좋은 기회라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 두 눈으로 그들을 보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며 "정말 잘하더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빨리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MC 조병규는 데뷔 첫 서바이벌 MC로 발탁된 소감을 밝혔다. 조병규는 "평소에 힙합 장르를 좋아했다. 선망하는 장르였는데 재주가 없어서 힙합을 할 자신이 없어서 동경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었다. 그 때 제안을 받고 흔쾌히 결정했다. 우승 상금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프로그램인만큼 나는 담백하게 튀지 않게 진행하려고 한다"며 "여기 있는 감독님 음악, '쇼미더머니'도 빠짐 없이 다 봤다"고 밝혔다.
이어 조병규는 "아티스트라는 직업 중 자기 얘기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래퍼라 생각했고 매력을 느꼈다. 나 역시 하고자 하는 말을 연기를 통해 풀어내는 사람인만큼, 힙합과 내가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더 소진하지 못한 갈증을 '랩컵'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소되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런 지점들이 내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행주는 "참가자들 중에 '저 사람은 꼭 내 팀이 됐으면 한다'는 사람이 손에 꼽히게 있었다. 공개되면 알겠지만, 그런 참가자 중 우리 팀원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을 하다보니 숨은 보석이 있었다. 컴피티션에 참가하는 의미를 여기서 발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조병규는 '랩컵'이 가지고 있는 타 힙합 서바이벌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조병규는 "타 프로그램과 다른 건 경기 진행 방식, 직접 조를 추첨하는 것 등을 보며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은 새로운 얼굴 발굴이 포인트인데, 실제로 새로운 얼굴을 많이 봤다. '랩컵'을 통해 어떤 포텐셜을 보여줄 지, 그들에게 해가 되지 않게 진행을 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상금 1억원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쿤타는 "주식에 돈을 넣을 것"이라 말했고, 양동근은 "대출을 좀 갚고 아이 셋 교육비에 사용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병규는 "손실 없는 펀드, 적금을 들어 안정성 위주로 투자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부분의 힙합 서바이벌이 방송을 통해 송출돼 왔지만 '랩컵'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 조광일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튜브로 넘어와서 좋았던 건 힙합 장르 특성상 날 것의 매력을 완전히 포장 없이 내보내진 것이었다. 그게 힙합 컴피티션의 매력이었다. 유튜브로 넘어와서 보여지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행주는 "우리도 굉장히 편하게 상표 가리지 않고 브랜드 얘기 한다. 준비 시간도 많이 단축된다. 참가자들도 가감 없이 본인의 스타일을 내보낼 수 있다. 삐처리를 하면 제 파트가 줄어드는데, 이건 그럴 필요 없으니 더 멋있게 창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런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더 참가하고 싶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유튜브 힙합 서바이벌의 장점을 밝혔다.
반면 한국에서 힙합 장르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행주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5, 6년 전에 주류 시장에 들어오게 되고 엄청난 인기를 누린 게 오히려 이상했다. 지금은 오히려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단계다. 죽었다는 표현보다는 한국에 힙합이 제대로 스며든 게 맞는 것 같다. 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멋있는 음악 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쿤타는 "지금 있는 친구들에게 힙합은 당연한 것이다. 힙합은 거부감 드는 문화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죽은 것보다 이제는 당연해졌다"고 강조했다.
또 유튜브 예능인만큼 조회수 공약을 걸어달라는 주문에 쿤타는 "회당 평균 100만뷰 넘을 시 조광일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말했고, 조광일은 "조회수 만큼 기부하겠다. 1억뷰 나오면 1억원 한다. 좋은 일에 쓰인다면은 하겠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MC 조병규는 "1억뷰 나오면 조광일 감독님의 노래를 연습해보겠다. 가르쳐달라"고 덧붙였다.
'무빙', '오징어게임2'에 이어 '랩컵'에 출연하며 K콘텐츠 선봉장에 선 양동근을 향한 질문도 이어졌다. 양동근은 "모든 K콘텐츠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기 전까지 한국에서 엄청 험난한 시간들을 보내왔다. 그 시간을 통과한 다음에 세계에서 사랑을 받게 됐다. 힙합도 정말 험난한 시간을 지내왔지만 이제 준비된 것 같다. 때가 됐다. 세계로 뻗어나갈 때가 됐다. 이 기운 타고 '랩컵'이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랩컵'과 '오징어게임2' 중 뭘 봐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양동근은 "시기가 다르다. 내가 나오니까 둘 다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동근은 "대한민국의 힙합의 미래가 여러분에게 달렸다. K 힙합도 세계로 뻗어나갈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조광일은 "현장에서 심사를 받던 사람으로서 개개인 래퍼 분들의 역량이나 퍼포먼스가 너무 훌륭하고 재밌더라. 그것만으로도 기대해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쿤타는 "어릴 때부터 힙합 음악을 들었던 친구들이 올라오면서 세대가 바뀌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청자들도 관심 있게 봐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던밀스는 "정말 재밌고 화려하다. 열정적이고 절실하다. 그런 부분을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고, 로스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 있었으면 한다. 힙합이면 재밌고 신나고 멋있고, 인생을 말해주는 아트라고 볼 수 있다.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랩컵'은 3월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