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닭강정', 이상한데 계속 보게 되는 저세상 코미디

이병헌 감독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 15일 전 세계 공개
류승룡x안재홍, 감탄 터지는 환상 코믹 열연…표정부터 빵 터진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상상력 폭발…한 번 보면 멈출 수 없는 전개
황당한 전개는 호불호 예상, 그럼에도 반가운 상상 초월 코믹극

 

시작부터 황당하고 이상하다. 김유정이 닭강정으로 변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런데 곧 궁금해진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김유정은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 번 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는 저세상 코믹 '닭강정'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안재홍과 류승룡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등의 이병헌 감독과 닭과 인연이 깊은 류승룡, 작품마다 "은퇴하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파격 연기를 보여준 안재홍이 만나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닭강정이 된 민아는 김유정이 연기했으며, 김남희와 정호연, 박진영, 고창석, 문상훈, 유승목, 정승길, 김태훈, 황미영, 정순원, 이하늬, 양현민, 허준석, 이주빈 등이 함께해 기상천외한 앙상블을 완성했다.

 

 

 

노란 바지와 파란색 조끼를 입고 길을 걸으면서 노래 부르고 춤까지 추는 모든기계 인턴사원 고백중(안재홍 분)은 모든기계 사장 최선만(류승룡 분)의 딸 최민아(김유정 분)를 짝사랑한다. 그는 출근길에 사무실 밖에 있는 의문의 기계를 거래처 택배물로 착각하고 안에 들여놓는다. 닭강정을 사 들고 사무실을 찾아온 최민아는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고백중의 말에 기계 안으로 들어가고, 고백중이 떨군 닭강정에 놀라 무심코 "닭강정!"을 외치고 만다.

 

그 순간 어찌 된 영문인지 최민아는 사라지고 닭강정 하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보고도 믿기 힘든 현실에 멘탈 붕괴도 잠시, 두 남자는 애지중지 닭강정 사수에 돌입한다. 딸바보 최선만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최민아를 되돌리기 위해 의문의 기계의 정체를 파헤친다. 그러던 중 기계를 둘러싼 엄청난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배우 김유정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재홍과 류승룡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일단 큰 마음을 먹고 봐야 한다. 딸이 닭강정으로 변했다는 기본 설정부터 황당한데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수시로 "이게 뭐야?"라는 말이 터져 나온다. 그 정도로 이상하고 기이한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등장인물도 평범한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 노래하고 춤을 추는 건 애교 수준이다. 인물들의 정체와 그들이 가진 기구한 사연은 후반부에 하나씩 밝혀지긴 하지만, 그전까지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다.

 

그런데 묘하게 빠져든다. 일단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의문의 기계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두 남자는 민아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건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표에 '닭강정'을 끝까지 완주하게 된다. 물론 궁금해하던 비밀과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작품이다. 그럼에도 '닭강정'이 반가운 건 정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발한 코믹 소동극이라는 점이다. 러닝타임 30분, 총 10부작이라는 것도 짧고 굵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배우 류승룡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재홍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과 엉뚱하고 통통 튀는 전개는 이번 '닭강정'에서도 돋보인다. 그리고 이를 더욱 빛나게 하는 건 배우들의 쫄깃하다 못해 감탄 터지는 열연이다. 원작의 결을 따라, 배우들은 마치 한 편의 연극 공연을 하듯 과장되면서도 부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이것이 '닭강정'의 차별 포인트. 이상한데 웃기고, 그래서 또 짠하다. 특히 딸이 변한 닭강정을 보며 오열하는 류승룡은 헛웃음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절절한 부성애를 느끼게 한다. 안재홍 역시 몸 사리지 않는 코믹 열연으로 극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병헌 감독이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았다"라며 최적의 캐스팅이라고 했는지 완벽히 이해되는 순간이다.

 

김남희는 '킹 받게' 하는 직원으로, 정호연은 고백중의 전 여친이자 맛 칼럼니스트로 등장해 새로운 매력을 안긴다. 정호연이 안재홍과 과거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만해", "가지 마요", 기억하지 마요"라며 간절하게 애원하는 류승룡에 폭소가 터진다. 고창석, 문상훈, 유승목, 정승길, 김태훈, 황미영, 정순원, 이하늬, 앙현민, 허준석, 이주빈 등도 적재적소에서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했으며, 현재 군 복무 중인 박진영의 깜짝 등장도 반가움을 더한다.

 

정호연, 박진영, 정승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3월 15일 넷플릭스 공개. 1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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