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이 현재 묘연한 상태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반란이 종료된 지 하루가 지나도록 프리고진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반란을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벨라루스로의 망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날 저녁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모습이 목격된 이후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벨라루스 측은 이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내 소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며 그가 입국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도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한 형사소송이 취하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프리고진은 26일(현지시간) 텔레그렘 음성메세지를 통해 "정부를 전복하려던 건 아니었다"며 침묵을 깨고 등장했다.
그는 "아무도 국방부와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고 바그너그룹은 7월 1일 이후로 해체하게 돼 있었다"며 이에 반발하기 위해 반란을 벌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장관이 지난 10일 바그너 그룹 등 용병기업에 대해 7월 1일까지 정식으로 국방부와 계약하고 활동하도록 지시하였으나 프리고진은 이를 거부했다.
프리고진 "우리는 공격 의사를 내보이지 않았으나 미사일과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것이 신호탄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 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다. 특별군사작전 중 실책을 저지른 이들의 책임을 묻고 싶었다"며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한 행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해야만 했던 것은 유감"이라며 "러시아 병사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벨라루스 대통령과 협상 결과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했으나 현재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26일(현지 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TV 연설을 통해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한 운명임을 보여줬다"며 "무장 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로 가고자 하는 바그너 그룹 멤버에 대해서는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란을 이끈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겨냥해선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그들의 서방 후원자, 그리고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동족상잔이었다.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고 비난했다.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와 서방처럼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반역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반란이 끝났지만 프리고진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질 더거티 전 CNN 모스크바 지국장은 "푸틴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이 어딘가에서 어떤 종류의 지원을 받는 한 벨라루스에서 살해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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