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악귀'가 방송 첫 주부터 미스터리 봇물을 터뜨렸다. 구강모(진선규) 교수가 딸 구산영(김태리)에게 붉은 댕기를 남기고 악귀로 인해 사망한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미스터리의 단서가 장진리 여아 살인 사건이 벌어진 1958년의 과거로까지 이어지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작품 곳곳에 치밀하게 심어 어떤 장면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김은희 작가의 강점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N차 리플레이를 유발하고 있는 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미스터리 키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진선규가 남긴 붉은 댕기와 편지
산영이 악귀에 잠식된 계기는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버지 강모의 유품 때문. "너한테 꼭 전해달라는 물건이 있었다"는 유언과 함께 친할머니 김석란(예수정)으로부터 전해 받은 목각상자 안에 있던 건 붉은 댕기였고, 산영이 이를 만지는 순간 "받았다!"라는 의문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아버지처럼 민속학을 연구하고,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염해상(오정세)은 산영에게 "그쪽한테 악귀가 붙었다"며, "싫어하거나 없어졌으면 하는 사람들 중에 사람이 죽는다.
악귀는 사람의 욕망을 들어주면서 커진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산영의 주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실제로 연이어 발생했다. 더 의문스러운 점은 강모가 미리 해상에게 "내가 죽으면 내 딸 구산영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냈다는 것. 해상은 강모가 쓴 논문을 주목하며 여러 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15년 전 은퇴한 강모의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 그가 마치 죽음을 예측했다는 듯이 해상에게 편지를 남긴 것이다. 대체 강모는 어떤 이유로 딸에게 이런 불길한 유품을 남겼는지, 어떻게 죽을 걸 알고 만나길 거부했던 해상에게 딸을 보호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는지는 '악귀' 미스터리를 풀어갈 결정적 단서다.
◆악귀의 징표들, '그림자, 왼손, 문'
지난 방송 2회차에서는 '악귀'의 여러가지 징표가 드러났다. 가장 가시적인 것은 바로 '그림자'. 해상이 산영과의 첫 만남부터 본 '머리를 풀어헤친 그림자'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악귀는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에게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범을 죽음으로 몰아 그 그림자의 크기를 키웠다. 두번째는 '왼손'이다. 오른손잡이인 산영은 이삿짐센터 아르바이트 마친 뒤, 떨어진 볼펜을 왼손으로 집어 들어 퇴근 장부에 왼손으로 싸인했다. 그리고는 산책로 벤치에 앉아, 이사한 집 아이가 떼를 쓰던 애착인형을 꺼내 왼손에 쥔 커터칼로 망가뜨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돌아온 산영은 자신이 왜 이 인형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혼란에 빠졌다. 악귀가 왼손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는 행동이었다. 마지막으로 악귀는 '문'을 통한다. 해상은 이를 두고 "문의 안과 밖은 다른 세상, 그걸 연결하는 통로가 문이다. 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 꼭 확인하고 열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모, 보이스피싱범, 석란, 그리고 과거 해상의 엄마(박효주)까지 열린 문으로 들어온 악귀로 인해 사망했다. "문 좀 열어줘"라고 소리치며 문을 두드리다, "문을 열었네?"라고 스산하게 읊조리는 악귀의 소리는 공포를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악귀가 어떤 방식으로 그 존재를 드러낼 지 역시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김태리의 2023년, 오정세의 1995년, 그리고 1958년 장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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