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D.P.' 웰메이드 시리즈, 더 확장된 이야기로 뭉클한 여운 선사
"6편의 중편 영화 같아" 한준희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배우들의 호연
"결코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뭐라도 하지 않는다면"
6·25 때 쓰던 수통도 바뀌지 않는 군대 내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돌아온 시즌2에서는 '뭔가를 하기 위해 나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 한 번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이것이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된 'D.P.' 시즌2를 기다려온 이유다.
'D.P.'(디피)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2021년 8월 공개된 'D.P.'는 군인 잡는 군인 'D.P.'라는 신선한 소재와 그들이 마주한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부조리를 날카롭게 조명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2년 만에 돌아온 'D.P.' 시즌2는 어느덧 일병이 된 D.P. 조원 안준호와 전역을 앞둔 D.P. 조장 한호열, 스스로 총을 겨누었던 탈영병 조석봉(조현철 분) 일병 사건 이후 징계를 받은 중사 박범구(김성균 분)와 전출 명령이 떨어진 대위 임지섭(손석구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시즌2는 조석봉의 친구인 김루리(문상훈 분) 일병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시작된다. 시즌1의 6화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인 것. 그렇기에 한준희 감독은 "시즌2는 1화가 아닌 7화로 시작한다. 시즌1이 큰 사건으로 마무리됐고, 그 사건이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조석봉과 마찬가지로 부대 내에서 가혹 행위를 당해왔던 김루리는 결국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을 했다. 조석봉 사건도 봉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터진 충격적인 상황은 군부대를 발칵 뒤집어놓고, 개인에서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야기가 확장된다.
이로 인해 103사단을 넘어 국군본부가 사건에 개입하며 새로운 인물이 투입돼 극이 더욱 풍성해졌다.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지진희 분) 준장, 국군본부 법무장교 서은(김지현 분) 중령, 국군본부의 고등검찰부 군수사관 오민우(정석용 분)는 기존 등장인물들과 강하게 부딪히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특히 서은은 임지섭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며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6편의 중편영화 같았으면 했다"는 한준희 감독의 말처럼 'D.P.' 시즌2는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액션 활극, 사회 고발, 뮤지컬, 공포와 같은 장르적인 변주를 통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3화의 탈영병 장성민 역 배나라, 4화의 말년 병장 신아휘 역 최현욱이다. 두 사람은 씁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 속 강렬한 얼굴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시즌2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이다. 그들이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찾고자 했다"는 한준희 감독의 탁월한 선택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반면 시즌1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호랑이 열정' 한호열의 비중이 다소 줄어들어 아쉽다. 또한 시즌1보다 한층 더 무겁고 어두워진 분위기는 호불호가 생길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D.P.' 시즌2는 '나는 방관하지 않았나', '뭐라도 시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같은 물음을 던졌던 시즌1에서 더 나아가 계속해서 고민하고 무언가 해보려 애쓰는 이야기로 또 다시 생각해볼 화두와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한준희 감독의 사회를 파고드는 섬세한 시선과 탁월한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으로 탄생된 시즌2다. 웰메이드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진화된 시리즈의 귀환에 뜨거운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다.
7월 28일 넷플릭스 공개. 총 6부작(7화~12화)
https://www.joynews24.com/view/1617398